[사설칼럼] 남북 단일팀! 과거의 감격이 없다

관리자 승인 2018-01-29

남북 단일팀 구성

과거의 감격이 없다


                                                                                                               

                                                                                                         원주인터넷신문 나루터 
                                                                                                                                     발행인 이상호

제 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논란이 많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삼으려고 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팀 당사자들은 북한 선수들의 참여가 전력에 도움이 되기는 고사하고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국민 여론도 부정적이다. 지난 9일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72.9%가 '남북 단일팀 구성을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스포츠와 국제정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국경과 정치 외교를 뛰어넘는 스포츠이기에 오히려 막힌 외교물고를 터줄 수 있는 기회로 제공된다.

 

1972년 2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중국의 마오쩌뚱 주석의 역사적인 회담에는 핑퐁교류를 통한 화해무드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도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 리분희를 주축으로 한 남북단일팀이 중국의 장벽을 넘고 우승을 거머쥐어 온 국민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축구에서도 1991년 포르투칼 U-20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8강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둔 역사가 있다.

 

스포츠가 국경과 언어와 사회문화의 차이로 형성된 인류의 막힌 담장을 허물어 준다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며 자주 있을수록 좋다. 그러나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국제경기에 너무 잦은 남북 단일팀 구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개인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고 공정성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여자하키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일팀이 구성되면 우리 대표선수 중 누군가 탈락하는 아픔을 맛보아야 한다.

 

운동의 특성상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 대회에는 국가대표선수들조차 평생에 한두 번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기회를 국가를 위하여 개인이 양보하라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요 실력 위주의 편성이 아니므로 공정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1991년 남북 간 탁구와 축구의 단일팀 구성은 그동안 단절로 말미암아 생긴 오해와 두려움을 불식시키고 한 민족으로의 동질성을 회복해 주었다.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것 같았던 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에도 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제시해 주었다. 그래서 남북 단일팀 구성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커다란 감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미 잦은 왕래로 인하여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감격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셈법도 서로 계산적이어서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대화가 더 진전 되리라는 기대를 갖는 사람도 드물다. 남북의 막힌 담은 서로를 모르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이 다른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남북행적에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가를 위하여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남북 단일팀 구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만 스포츠를 통한 교류 자체는 자주 있을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의 핑퐁외교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로 왕래하며 경기를 치르거나 북한의 국제대회 참가를 독려하는 방식이 좋다. 거기에는 개인의 권리침해나 공정성 시비도 없다.



<사진 출처: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홈페이지>

 

 

트위터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이 기사 공유하기
전체댓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