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정치에 의한 올림픽이 아니라 올림픽에 의한 정치를 이루자

관리자 승인 2018-02-08

정치에 의한 올림픽이 아니라

올림픽에 의한 정치를 이루자

 

 

                                                                                            

1863년 1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대대로 직업군인 집안이라는 가문의 전통을 벗어나 교육 혁신의 뜻을 품고 영국미국 등지에서 유학하며 혁신적인 교육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스포츠가 청소년의 인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이를 교육과 연관시키려는 생각을 하였다.

 

그 즈음에 독일 고고학자에 의해 올림피아 유적의 발굴이 성공하여 고대 올림픽 대회의 전모가 드러났다. 쿠베르탱은 여러 나라 청소년들을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제전으로 묶으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1892년 자신의 의견을 널리 발표하기 시작했다. 1894년 마침내 국제 올림픽 위원회를 조직하여 그 위원장이 되었다. 그리고 1896년 제1회 올림픽 대회를 유서 깊은 그리스아테네에서 개최하였다. 고대 올림픽 대회가 중단된 지 1,500년여 만에 부활된 것이다.

 

그는 올림픽 대회처럼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운동경기가 세계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올림픽이 단순히 개인의 체력 증진과 건전한 인간미 형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유사 이래 계속된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갈등과 반목을 현저히 약화시킬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쿠베르탱의 이 믿음은 곧 ‘올림픽에 의한 정치, 올림픽에 의한 평화, 올림픽에 의한 건전한 정신과 정의로운 사회 도모’를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올림픽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물론 IOC규정은 ‘국가올림픽위원회는 비영리조직이어야 하며, 모든 정치적·종교적·상업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위치에 있어야만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정치가 올림픽을 주무르고 경제를 위하여 올림픽을 유치한다. ‘올림픽에 의한’이 아니라 ‘정치 경제를 위한, 정치 경제에 의한’ 올림픽인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마다 정재계 인사들이 즐비하게 나타난다. 언뜻 보기에 이러한 현상은 ‘올림픽에 의한 세계긴장완화’라는 쿠베르탱의 생각과 그 맥을 같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선이 아닌 차선의 행위에 불과하다.

 

그러면 ‘올림픽에 의한’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올림픽을 통하여 인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 수많은 선수들의 인간 승리를 통하여 울고 웃고 서로 축하하고 사랑함을 통해서 ‘모든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선수들의 도전 과정과 승리의 결과물을 통해서 이 사회에 그대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정재계 인사들처럼 인위적인 만남을 통해서 영향을 주려고 한다면 그것은 올림픽이 하나의 자국과 기업의 선전장이 될 뿐 거시적인 평화 역할은 기대할 수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은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한국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이를 보도하던 일본 TV의 한 여성 앵커는 온유하게 웃는 얼굴과 말투로 “참 부럽네요.”라는 멘트를 달았다. 그 말 한마디가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났을 때는 더욱 감동적인 일본 앵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대회 예선 7경기 동안 한국의 이승엽 선수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 후배 선수들이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선배로서 자기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니 심한 가슴앓이를 하였다. 준결승 한일전에서도 삼진 병살 삼진을 기록하다가 마지막 타석에서야 역전 투런 홈런을 친 것이다.

 

그 당시 그의 소속팀은 일본의 요미우리였다. 당연히 일본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었다. 한일전 승리 후 이승엽은 눈물의 인터뷰를 했다. 그동안 4번 타자로서 중압감도 있었고 후배들 볼 면목이 없었다고. 그것을 보고 일본의 한 TV리포터는 “일본도 울고 이승엽 선수도 울었습니다”라는 멘트를 했다. 감격적인 승리를 한 이승엽, 홈런 한 방에 날라 간 경기로 울음을 터뜨리는 일본 선수들! 그것은 감동적인 드라마요 한 성품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선수들의 경기와 그 모습들이 감동으로 나타나고 그것이 전파를 타서 이 어두운 사회가 영향을 받는 것이야말로 ‘올림픽에 의한’ 긴장 완화요 평화의 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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