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4. 이충우 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8-02-28

한자어의 위치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한자어는 선인들의 문자 언어 생활과 음성 언어 생활에서 필수적이었기에 우리 생활에 깊게 스며들었다. 따라서 한자어를 빼어 버리면 언어생활이 큰 혼란을 받게 되고 정상적인 문화 발전을 얻을 수 없다. 한자어는 우리 국어생활에 필수적인 어휘로 그 중요성이 유지되고 있다. 이들 중 다음과 같은 것이 한자어의 위치를 나타내 준다.

 

(1) 고유어로 대치가 힘든 한자어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한자어의 국어에서의 위치는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한자어를 고유어로 바꾸거나 없애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내일(來日), 학교(學校), 민주주의(民主主義), 정부(政府), 토론(討論) 등’ 대다수의 한자어는 이에 해당하는 고유어가 존재하지 않으며 고유어가 있다 해도 언중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일부에서 이들에 대해 고유어로 새말을 만들어 쓰기도 하나 언어의 관습이란 인위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어서 한자어가 그대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고유 명사는 거의가 한자로 되어 있다. 더구나 한자어는 의미와 연관한 것이기에 고유어로 대체가 어렵거나 불편하다. 또한 우리가 고유어로 인식할 정도로 고유어처럼 된 한자어도 있는데 이는 한자어의 언어생활에 굳어진 모습으로 한자어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한자어로는 ‘沐浴 > 목욕 > 모욕 > 모역 > 미역 > 멱 , 艱難 > 간난 > 가난’ 과 같은 어휘가 있다. 


(2) 경어로 쓰이는 한자어와 한자어에 대한 언중의 심리적 문제가 있다. 따라서 한자어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경어․완곡어로 사용되며 그 중요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언어의 사용은 심리적 요소를 벗어날 수 없다. 언중이 고유어보다 한자어가 더 품위가 있다고 느낀다면 이런 생각을 돌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고유어보다 한자어가 상대를 높여 대우하는 말이고, 고유어 중 일부는 언어 연상으로 말미암아 쓸 수 없다면 이런 경우는 한자어나 다른 외래어 또는 완곡어로 대체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대개가 한자어가 품위 있고 상대를 높여 대우하는 어휘의 기능을 맡는다. ‘춘추(春秋) - 연세(年歲) - 나이, 감환(感患) - 감기(感氣) - 고뿔, 옥체(玉體) - 존체(尊體) - 신체(身體) - 몸, 부인(夫人) - 아내, 춘부장(春府丈) - 아버지, 습관(習慣) - 버릇, 우유(牛乳) - 소젖, 대소변(大小便) - 똥오줌 등’이 이런 경우다.


한자어의 위치는 한자의 유입 시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항상 중요했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이충우(2006), 좋은 국어 어휘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교학사”에서 발췌함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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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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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2018-02-28

    '한자어가 품위 있고 상대를 높여 대우하는 어휘의 기능을 맡는다'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물론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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