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아빠 가시고기는 성공한 자의 몫

관리자 승인 2018-02-28

아빠 가시고기는 성공한 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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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이상호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할 때 피조물에 불과한 사람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재창조의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즉, 사람은 다른 동·식물처럼 자신의 후손을 남기는 일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다스리며 조정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만물의 영장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재창조의 역사를 잘 감당하여 아름다운 말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흉한 말년을 보내다가 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자신의 족적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전에 '가시고기'라는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습니다. 알을 낳은 후 훌쩍 떠나버리는 엄마 가시고기를 대신해서 새끼가 다 클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보호하는 아빠 가시고기…. 그러나 새끼들 역시 다 자란 후 아빠를 떠나 제 갈 길로 가는 가시고기를 인간세계에서 찾은 소설입니다.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아빠 가시고기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지만 다 자란 자식은 부모를 생각지 아니하고 훌훌 떠나버리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사랑을 쏟아 부어도, 출세를 시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오히려 자식을 잘 키운 부모가 그렇지 못한 부모보다 가련한 종착역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부(國父)도 예외는 아닙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북한의 김일성 정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김일성은 독재로 말미암아 백성을 굶주리게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의 김일성이 경제를 일으켜 세우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를 갈망하는 힘이 생겨 오히려 그 정권을 무너뜨리고 말 것입니다. 경제가 죽으면 나라가 망하고 경제가 살면 정권이 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북한 정권의 딜레마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이론의 산물은 김일성이 아닌 박정희 자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남한의 경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되어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 곧 자유와 민주를 갈망하는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빠 가시고기처럼 국민을 위해 헌신했지만, 다 자란 국민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결국 제 갈 길로 가 버린 것입니다. 반면에 경제에 성공하지 못한 북(北)의 김일성은 암울한 새끼들에게 오랫동안 군림하여 살았습니다.

 

민주화가 된 이후 그 힘으로 대통령이 된 자들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고사하고 제자리를 지키는데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것은 구 정권 아래의 보수주의자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오랫동안 입장을 대변해 주던 민주노동자들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들 역시 끝가지 보호해 주고 키워낸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아빠 가시고기와 같은 운명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빠 가시고기가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식들이 제 갈 길로 갈 수 있는 것은 자식을 키워내는데 성공한 아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국가의 지도자나 학교의 선생님이나 가정의 부모들이나 아빠 가시고기가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아빠 가시고기가 되는 것도 성공한 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2009.7.6. 원주투데이 게재분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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