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관리자 승인 2018-02-25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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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이상호


예수께서는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두고 보통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들 하는데, 자칫하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 한 영혼이 수많은 영혼들과 동식물이 존재하는 우주 전체보다 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묵상하는 데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나는 주관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다고 해도 그 자신이 죽는다면 그에게 있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말이다. 또 하나, 이 말씀에서의 ‘목숨’은 현세에서의 육체적 생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세까지 영원히 계속되는 영생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온갖 세상적인 것들을 다 얻어 누린다고 해도 영원한 천국의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익하다는 말씀이다.

북한의 김정은이가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모든 국민이 아니 세계가 불안하게 여기는 상황에서 특히 나라의 간성(干城)임을 자처하는 Rotcian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일한 생각인데, 그 해법에 있어서는 너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12월 4일 통일연구원이 개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맡으신 어떤 분이 “북한에 핵을 개발하지 않아도 될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핵을 포기하라고 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이 문제가 되자 그는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내 핵무기는 선한 무기인데 너는 가지지 마라’라는 구조로는 북한을 설득해 핵을 포기하게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이 분은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모든 핵을 해결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것을 외치고 싶은 것 같다. 여러 핵보유국들이 자기들의 핵은 그대로 두면서 ‘왜 남의 나라는 핵개발을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핵보유국들이 먼저 핵을 버리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논리다.

교과서적으로는 타당한 의견이다. 온 인류가 핵공포에서 벗어나 안녕을 이루려면 세계의 모든 핵무기는 폐기되어야 한다. NPT(핵확산금지조약)에 의거 핵보유국이 핵개발국을 제재하는 상황은 정말 아전인수식의 낯 뜨거운 논리이다. 그러기에 북한은 핵개발국에서 벗어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미국과 담판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북한 핵의 위협만 생각하다가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거시적이고 교과서적인 핵 폐기에 대한 안목 자체를 잃어버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순리적인 현상이다. 북한과 무릎을 맞대고 있는 우리나라는 거시적이고 세계적인 안녕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조국과 민족의 생명이다. 우리가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얻는다 한들, 아니 온 천하를 얻는다고 한들 우리의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른 모든 나라들에게 있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막대한 피해 정도로 다가오지만 우리에게 있어서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집안에 침입하여 칼을 들고 덤비는 강도 앞에서는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만 몰두해야지 여타 다른 것들을 생
각할 필요나 여유가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거시적이고 학문적인 것들을 다 내려놓고 오직 북한 핵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


           * ROTC 중앙회보 제 244호(2018.2.15.) 게재분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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