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견 투성이 찰떡 공조로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다”
원주인터넷신문 나루터
발행인 이상호 목사
1박 2일 일정으로 대북 특사단을 이끌고 방북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나고 돌아 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4월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두 정상 간에 핫라인을 설치하고 첫 통화를 정상회담 이전에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정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히고 “북‧미 관계 정상화와 비핵화 문제 협의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4월 말에 개최될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그간의 북한의 태도로 보아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도 사실이고, 또 다른 당사자인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상 유래 없는 제재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입장에선 마냥 시간을 벌기 위한 꼼수로 일관하기 어려운 입장이고, 미국 또한 강경 일변도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은 낙관적인 기대를 해볼 수 있다.
특히 김정일보다 과격하고 대담한 행보를 보여 온 김정은 위원장이 북측을 방문한 남측 대표사절단에게 많은 유화 제스처를 보낸 점, 4월말 남북정상회담 장소가 평양이 아닌 판문점 그것도 남측구역인 평화의 집으로 한 점 등을 비추어볼 때, 김정은 위원장도 적절한 수준의 타협점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간 한‧미간에는 북핵을 풀려는 의견통일의 노력은 있었지만 서로 간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이견을 보여 왔다. 두 나라가 하나의 축이 되어 북한을 압박하든 달래든 해야 되는데 그것을 하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든 대화하려고 노력한데 반하여 미국은 전후(戰後) 북한에게 속아온 것을 생각하고 압박으로 일관했다. 말만 동맹이었지 우호국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한‧미간의 불협화음이 당근과 채찍이 되어 어찌됐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경제적인 압박과 선제 타격 검토, 그리고 북한의 동맹이라 할 수 있는 중국까지도 경제적 압박에 동참하게 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거대 미국정책의 방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한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곤란에 빠진 김정은 위원장이 못이기는 체 하면서 대화에 응하게 하는 효과를 냈다. 한‧미간에 역할 분담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 개성 넘치는 정책으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