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정치가의 말 7] 논리적인 표현과 감성적인 화법

관리자 승인 2018-03-26


정치가의 말 7]

논리적인 표현과 감성적인 화법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


 

설득을 위한 표현에는 논리적인 표현과 감성적인 표현이 있다. 상대방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면 논리적 설득 방법이 유리할 것이고 상대방이 감성적이라면 감성적인 설득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청중을 분석하여 청중의 성향에 따라 논리적 표현으로 설득하거나 감성적인 방법으로 설득하는 것이 화법의 기본이다. 그러나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며, 대중은 지지하는 정치가를 선택할 때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정한다는 말을 따른다면 감성적 호소로 대중을 설득하는 것이 이성적 호소인 논리적 설득보다 정치가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물론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지나치게 부족하다면 대중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정치가는 대상에 따라 논리적 표현을 하거나 감성적 표현을 적절하게 사용하는데, 이의 예는 다음과 같다.

 

① 논리적인 표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말투는 아주 논리적이다. / 상세한 설명과 논거 제시로 상대를 설득하려 한다. 그의 말에 첫째, 둘째라는 표현이 잦은 이유다. 대북 상호주의를 주장하면서 “첫째는 평화 공존의 터전 마련, 둘째는 분단 고통 해소, 셋째는 자유 왕래와 통신…”이라고 열거하는 식이다. / 그래서 말이 길어지고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평도 듣는다. 31년간 판결문을 써 온 법관 생활을 통해 굳어진 버릇이지만 대중 정치인의 화법치고는 어려운 쪽이다. / 남의 말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충 대충은 그에게 통하지 않는다. 대신 논거가 분명하면 애초의 생각의 다르더라도 금세 받아들인다(유성식기자 ssyoo@hk.co.kr
http://www2.hankooki.com/common/election/2002_election/200212/special20021204080723L6 030.htm).

 

② 감성적인 표현

[이것이 다르다] 盧 화법/ 임기응변 능한 ‘感性 호소형’ / “장소나 대상 따라 말 다르다” 지적도 /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평소 현장을 중시하는 감성(感性)주의적 화법을 구사한다. 청중들의 머리보다는 가슴에 호소함으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부각시킨다. / 지난 6일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한 노 후보는 한나라당이 자신에 대해 제기한 ‘30억 원 부동산 은닉설’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노무현이가 30억 원짜리 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 땅 찾아내면 한나라당에 다 주겠습니다. 그러나 찾지 마십시오. 100년 찾아도 안 나옵니다.” 다른 정치인 같으면 “절대 사실 무근”이라고 했을 대목을 ‘(있으면) 한나라당에 다 주겠다’, ‘(그러나) 100년 찾아도 안 나온다’고 표현한 것이 노 후보식 화법이다
(金珉徹기자
mckim@chosun.com.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212/200212090322.html).

 

③ 감성 호소형 임기 응변

노 후보는 위기 상황을 말로 되받아쳐 모면하는 데에도 능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후보 경선 때 장인의 좌익 경력이 문제가 되자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장인 때문에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 평생 한을 품고 살아 온 아내가 또 눈물을 흘려야 하겠습니까” 라고 반문했던 게 대표적인 예이다
(신효섭기자 hsshin@ hk.co.kr / 입력시간 2002/12/04 08:07.
http://www2.hankooki.com/common/election/2002_election/200212/special20021204080723L6 03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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