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시리아 내전

관리자 승인 2018-03-29

시리아 내전

                                                                                               

 

2011년 3월에 일어난 시리아 내전은 8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33만 여명이 사망하고 558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이 내전은 시리아 정부군이 외국의 용병들을 대량 고용 투입하고 전투기까지 동원하는가 하면, 심지어 인명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화학무기까지 무차별 사용하면서 21세기 최악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내전의 원인

 

지중해 동부 연안에 위치한 시리아는 일찍부터 농경문화가 자리 잡은 지역으로서 수도 다마스커스는 3,000년 전부터 동‧서양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6세기 초 튀르크 족이 세운 오스만제국에게 정복당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당시 ‘오스만 제국을 물리치면 독립 국가를 세울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영국과 프랑스의 약속을 믿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마침내 오스만 제국을 물리치고 그 대가로 독립하여 시리아 왕국을 세웠는데, 프랑스는 약속을 정확히 지키지 않고 시리아를 위임통치 하였다.

 

 

독립과 아사드 가문 집권

 

시리아를 위임통치한 프랑스는 시리아 인구의 소수파인 시아파를 지배세력으로 키워 다수파인 수니파와 갈등을 빚게 하였다. 오늘날 시리아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아사드 가문’이 바로 수니파인 알라위파 출신이다. 시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이 종전된 다음해인 1946년이 되어서야 프랑스로부터 정식으로 독립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군사 쿠데타로 몸살을 앓다가 1970년 아사드 가문 출신의 ‘하페즈’가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여 정국을 안정시키고 1971년 대통령에 올라 2000년까지 독재체제를 유지했다.

하페즈의 뒤를 이어 의사 출신인 둘째 아들 ‘바샤르’가 대통령에 올랐는데, 지식인답지 않게 비밀경찰을 만들어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고 공포정치를 펼쳤다.

 

 

아랍의 봄

 

그러다가 2010년 12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바람을 타고 중동지역에 ‘아랍의 봄’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독재체제에 순응하며 살던 아랍인들은 민주화의 열망을 안고 각국에서 우후죽순처럼 봉기하였는데, 이집트‧바레인‧예멘‧리비아의 독재자들이 차례로 쓰러지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그동안 외교상 친분을 유지하던 독재자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은연중에 부추겼다.

그러나 시리아의 바샤르 독재정권은 만만치가 않았다. 시리아 정부는 외국 용병을 끌어들이고 전투기와 화학무기까지 동원시키는 등 반군과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적인 살상을 벌여 내전이 크게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무차별적으로 살상을 일삼는 독재정권에 염증을 느껴 정부군에서 이탈한 군인과 수니파 출신 군인들이 자연스럽게 반정부군이 되어 뭉쳤다.

 

이에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아라비아‧터키 등 주변 국가들은 반정부군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반면에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이른바 ‘초승달 벨트(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 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시아파 동맹)를 지키려고 정부군을 지원함으로써 시리아 내전은 국내외적으로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스라엘도 매우 껄끄러운 이란과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시리아에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내전에 끼어들었다. 미국도 ‘민주화 세력’을 지지하고 이란‧헤즈볼라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반군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시리아의 바샤르 정권이 건재할 때는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했는데,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자 아예 쓰러트릴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여겼다.

 

 

실타래처럼 얽힌 비극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반군 지원에 힘입어 정부군이 수세에 몰리자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 단체인 ‘IS(이슬람국가)’가 급속히 세력을 키워갔다. 그들은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여성들을 유린했으며, 2014년에는 시리아 북부도시 ‘락까’를 함락시키고 IS정부수립을 선포했다. 2017년 미국의 공습 등으로 ‘락까’를 재탈환했지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하다가 더 잔혹한 테러단체를 키우게 된 아이러니한 역사적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주춤하는 사이, 2015년 7월 바샤르 정권의 지원요청을 받은 러시아가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중동일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 하는 러시아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었다. 민주주의 제도를 갖고 있는 미국과 서구에선 시리아 내전의 새로운 변수가 생길 때마다 지원 방식과 규모 결정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형식적으로는 민주주의지만 아직 일사불란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은 내전에 매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다.

현재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부으며 전세를 압도하고 있다. 독재정권이 건재할 때는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민중의 봉기에 의하여 정권이 약해지면 반군을 지원하고, 또다시 정부군이 득세하면 관망하는 서구의 미지근한 행태가 내전을 더욱 장기화 시키고 있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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