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선군과 청주 오송읍의 확연히 다른 홍수 대처

관리자 승인 2023-07-16

               

  청주 오송의 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MBN 등의 보도에 따르면 15일 새벽 미호천교의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을 넘어서자 금강홍수통제소는 630분쯤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통제 필요성을 알렸다고 한다.

  청주시는 굴삭기 1대로 모래를 긁어모아 둑을 더 높이 쌓는 작업과 교통 통제를 했지만, 정작 지면이 훨씬 낮은 지하차도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는 것을 알면 어디가 가장 취약한지 금방 답이 나올 것인데도 막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래로 둑을 높여 파도처럼 밀려드는 강물을 막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정말 유치한 발상이다. 궁평1리에 사는 장찬교 씨에 따르면 적어도 큰 가마니에 모래를 담아 둑을 높였어야 했다고 말한다.

  물론 이런 일을 사전 예견하고 가마니 등을 준비할 수 있는 단체장은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사전 교통통제 필요성을 제기 받고도 지하차도를 막지 않은 것은 홍수를 앞두고 연일 준비를 호소한 정부와 국민의 요구를 간단히 묵살한 무사안일주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강원도 정선군의 사전 대처를 보자. 군도 3호선의 피암터널을 내려다보고 있는 산의 대형 암반에서 대규모 절리가 확인되자 지난 7일 아예 도로를 막아버렸다.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멀리 돌아다녀야 했다. 군이 이런 일을 단행하는 데는 많은 민원의 시달림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금방 힘을 발휘했다. 9일 피암터널 위로 낙석이 떨어진 데 이어 13일에는 추가로 수천 톤에 달하는 낙석이 떨어진 것이다. 물론 사전교통통제로 인명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재해 발생시에는 책임 있는 단체장의 단호한 결단과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단체장들이 그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평소 법 집행에 힘을 실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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