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범근 병역과 장미란 이적 문제

관리자 승인 2023-07-20

      
                                                                                                        <사진 출처: 용산대통령실>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김민재의 활약상을 들을 때마다 시원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서서히 잊히고 있지만, 이미 박지성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차범근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차범근은 분데스리가에 진출하여 98골을 기록하였고, UEFA우승컵을 두 번이나 들어 올렸다. 그가 은퇴한 후에도 독일에서는 여전히 영웅이다. 차범근이 독일로 건너가 2008-09시즌 바이엘 레버쿠젠과 에네르기 코트부스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었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모자를 푹 눌러쓰고 들어가 입장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지만, 전광판의 카메라가 그를 용케 찾아내어 비추자 온 관중이 기립박수를 쳤고, 선수들은 영문을 몰라 잠시 경기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런 차범근이지만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병역문제였다. 당시 사회는 조국을 위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야지 왜 유럽으로 가느냐? 돈 때문에 조국을 버리느냐는 분위기였다. 뭐가 애국인지, 어느 길이 더 대한민국을 영예롭게 하는 길인지 모르던 사회였다.

그래서 병역연기가 되지 않아 공군 3년 만기를 다 채우고 나서야 26살의 늦은 나이로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수 있었다. 만약 그가 3년 일찍 진출하였더라면 훨씬 많은 골로 국위 선양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장미란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역도선수 출신이다. 2004아테네올림픽 은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비롯하여 세계선수권에서 4개의 금메달,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각각 금메달 1개씩을 거머쥐었다.

  장미란은 강원도 원주가 고향이다. 원주공고를 졸업하기까지 지역사회의 큰 도움을 받으며 운동을 했다. 그러던 그가 원주가 아닌 고양시청에 입단하자 원주시정을 이끌어가는 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지탄을 받기까지 하였다. 차범근 선수가 유럽으로 진출할 때 겪었던 일을 장미란도 겪은 것이다.

  그러나 장미란은 돈 때문에 고양시청을 택한 것이 아니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여 소기의 성적을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육상이라는 것이 무작정 달리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이 역도라는 종목도 무거운 바벨만 자꾸 들어 올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종목일수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습과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 장미란은 그것을 알고 실행하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대학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가 어디까지 변신할지 응원하며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장미란이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 소속팀이 있던 고양시에는 장미란 체육관이 있다. 그러나 그가 운동을 시작하여 토대가 됐던 고향 원주에는 변변한 기념물 하나 없다. 원주시 명륜동에 장미란 체육관을 지으려고 했지만, 그가 고양시청으로 가는 바람에 엘리트 체육관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는 설이 당시 파다하게 퍼졌다. 너무나 작은 생각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박경리 문학관이 그가 소설을 집필했던 원주뿐만이 아니라 그의 고향 통영에도 있는 것처럼 장미란 체육관이 우리 원주에 들어선다 한들 무엇이 문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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