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이효리와 이강인의 독고다이 인생

관리자 승인 2024-03-20



 

  “여러분 마음대로 살라. 여러분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고,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들어야 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다. 누군가 멋진 말로 나를 이끌어주길,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내 삶이 더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려라~ 그냥 인생은 독고다이다~ 여러분이 살면서 몸소 체득한 것만이 여러분 것이 될 것입니다~.”

  가수 이효리 씨가 모교인 국민대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한 축사의 변이다. 십분 공감이 간다. 독고다이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나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예술에서는 규칙이나 규격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삶이 있어야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다.

  이는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온 국력을 하나로 모아도 BTS 같은 밴드 그룹이나 기생충과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는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가정마다 한둘뿐인 자녀들을 엄격히 교육하지 못하고 자유방임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K문화 창조의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효리 씨 같은 예술인이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 속에서 훌륭한 작품과 노래를 남기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사회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반면에 이강인을 보자. 한국 축구는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2:0으로 완패했다. 대표팀 내 선수 간 불화가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팬들은 경악했다. 시합 전날 이강인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탁구 치는 것을 주장 손흥민이 막아서자 몸싸움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골되었다.

  이 사건의 하극상으로 지목된 이강인은 어려서부터 축구 유학 생활을 한 터라 선후배 간 위계질서에 어두워 그간 선을 넘는 행동을 종종 보여 왔다. 이런 독고다이식 행동은 축구와 같은 단체 경기에서 팀에 해가 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본인 장래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스포츠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그의 사고와 행동이 지금의 자율적 예술적 실력파 이강인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그에게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하나는 단체 경기인으로서 주위와 호흡을 맞추어 안전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계속 독고다이로 나아가 한층 더 수려한 실력자가 되어 축구계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거나 아니면 그것을 넘지 못해 자멸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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