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6. 이충우 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8-08-02

언어 규범은 바뀌는 것이다.

                                                                               이충우 (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사람이 만든 규범은 세월이 흐르면 현실에 맞게 바뀌게 마련이다
.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다면 절대적인 진리라 할 수 있는 규범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절대적인 규범을 사람들이 만들고 이 규범을 고치지 않고 영원히 지켜 갈 수 있을 것인가?

 

국어교육에서 중점을 두는 분야는 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국어 활동이다.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국어를 사용하여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국어교육의 내용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은 실제 국어 생활이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맞고 틀리는 것으로 판단하는 언어 표현이 사실은 맞고 틀리는 것이 아닌 적절한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원활한 국어 활동이 불가능하다. 언어나 국어의 표현 하나하나가 아주 복합적으로 분석하지 않고는 정확한 의미를 아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국어 표현을 듣고 사람들마다 그 표현에 대한 이해가 다른 경우가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규범 또한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 검토하여 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국어교육에서 규범적 언어교육이 갖는 문제는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이러한 규범적 국어교육을 현실에 맞게 교육하기 위해서는 규범적 국어교육의 단점을 기술적 국어교육으로 보완해야 한다. 현실에 맞게 교육하기 위해서 국어 어문의 규범만이 아니라 국어교육 전반을 고쳐야 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현실에 맞게 수시로 국어교육을 바꾸다 보면 학생들이 혼란을 갖게 되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는 기술적 국어교육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갖게 된다.

규범과 기술(記述)은 모두 필요함에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진리여야 한다는 믿음은 국어의 규범에 맞는 국어 활동만을 강요하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왜 1933년에 제정된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이 55년이 지난 1988년에 개정되었는지, 그리고 왜 수시로 국립국어원에서 규정을 바꾸는가에 대해 이해한다면 인간이 만든 규범(국어의 문법이나 언어 예절 등)은 시대에 맞게 바뀌어져야 하고 인간의 사고도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뀌는 규범이나 사고가 이전의 규범이나 사고보다 더 논리적이라거나 진리와 가깝다는 생각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시대의 영향을 받아 규범도 바꾸고 생각도 바꾸는 것일 뿐이며 바뀐 규범이나 사고는 진리와 절대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변한다고 사람이 항상 정신적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규범을 바꾸어 원하는 생활을 누리려고 하며 이는 국어 규범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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