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표시가 정치적인 표현인가

관리자 승인 2018-03-17

독도 표시가 정치적인 표현인가

 


                                                                                                         
                                                                                                             이상호 목사

                                                                                                      원주인터넷신문나루터 발행인

 


지난 3월 9일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 하려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북한이 “독도 없는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미 개회식 하루 전날인 8일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을 만나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도가 표시되지 않는 한반도기는 한민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것이며, 일본이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반드시 독도를 넣어 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독도 표시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정치적 표현 금지’ 조항에 어긋나고 공동입장이 시작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사용한 ‘독도 없는 한반도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남북은 한반도기 대신 각국의 국기를 들고 개별 입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 열린 개폐막식 미디어 브리핑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 기수가 들고 나올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빠져있다”라며 “이는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렸던 남북합의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김대현 평창조직위 문화국장은 “첫 공동입장이 이뤄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도 제주도 외의 섬이 한반도기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의 한반도기에는 제주도 이외의 섬은 없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울릉도가 추가됐고,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때는 그 옆에 독도까지 추가됐다. 당시 독도가 추가된 한반도기는 북측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6년 2월 열린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와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도 남북 선수단은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이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한반도기에 독도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에는 ‘정치적 표현 금지’ 조항이 있다. 스포츠가 정치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누구나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표현이 아니다. 한반도기에 독도가 있는 것이나 성조기에 50개 주를 상징하는 50개의 별이 있는 것이나 자국 영토를 표현한 것이다. 독도는 현재 우리의 주권아래 실효적 지배를 받고 있는 우리의 영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가 IPC의 ‘정치적 표현 금지’ 조항을 들어 독도를 한반도기에서 뺀 것은 독도를 우리의 영토가 아닌 분쟁지역임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왜 독도를 우리의 영토라고 IOC에 주장하지 못했을까? 독도를 넣는다고 대회가 취소되는 것도 아니고 과거의 전례도 있는데 말이다. 앞으로 일본은 한국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가 아닌 분쟁지역으로 인정했다’고 하며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더욱 몰아갈 것이다. 반면에 앞으로 한국은 한반도기에 독도를 넣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도 자의 반 타의 반 뺏는데 무슨 낯짝으로 넣겠다고 주장할 것인가? 이는 ‘우리의 후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우선 내 시대에만 무사하면 된다’는 ‘시대적 님비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뺀 것이 오히려 정치적인 표현이다. ‘현재만 별 탈 없이 치르면 된다’는 대한장애인협회나, 올림픽을 이용해 한 건 올린 일본이나, 그것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간섭한 IPC나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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