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9. 이충우 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8-09-19

한국어와 한글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해마다
10월이 되면 한글날을 맞이하여 여러 언론이 한글날관련 기사를 다룬다. 문제는 한글날마다 나오는 기사 중에는 한글에 관한 기사보다는 한국어 문제를 다루는 기사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한글과 한국어를 같은 의미의 단어로 다루기도 한다.

 

먼저 말이 있고 다음에 글이 있다.

말이란 무엇인가? 말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듣는 사람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는 사람들이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음성으로 표현한 것을 말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소통 수단을 말이라고 정의할 경우 언어 이외에 몸짓, 그림, 기호, 복장까지도 말[language, 言語]이라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좁은 의미로 한정하면 말은 음성언어[입말]’에 국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언어를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나누어 기술하는데 주로 음성언어를 [입말, 音聲言語, 口語, spoken language]’로 문자언어를 [글말, 文字言語, 文語, written language]’로 사용한다. 언어는 말과 다른 의미가 된다. 또한 말과 글이라는 표현은 글은 말이 아니고 말을 기록하는 대체 수단으로 해석한 것이다.

글과 글자에 에 대한 정의도 살필 필요가 있다. 글은 글자들로 이루어져 의미를 전달하는 단위로 문[, text]이고 문자로 이루어진 언어인 문자언어이다. 글자는 말을 표기하는 기호로서 우리는 글자로 말소리를 표기하는 것이니 글자는 말소리를 표기하는 수단인 것이다.

 

문자는 말을 글로 적기 위해 사용한다.

말과 글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에 맞추어 한국어와 한글을 관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

한국어는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이며, 언어는 말[音聲言語]이며 음성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한글은 문자(文字)이며, 문자인 한글은 한국어를 적을 뿐 아니라 외국어도 적을 수 있다. ‘I love you’아이 러브 유라고 적을 수 있어 영어도 한글로 적을 수 있는 것처럼 한국어 서울을 영문(英文)으로‘Seoul’로 적을 수 있는데 우리는 이 경우 영어로 적은 것이 아닌 영문으로 적은 것이다. 한글[國文]이나 영문(英文)은 말을 적는 글자인 것이다. 이렇게 자음과 모음을 구분하여 말소리를 적는 글자는 알파벳이며 소리글자이다. 소리를 적는 글자인 한글은 주로 한국어를 적는 수단이다. 우리는 영어와 영문을 구분하여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영문으로 자신의 이름을 적을 줄 알고 감사하다를 영어로 댕큐라고 말할 수 있다. ‘댕큐‘Thank you’던 영어임에는 다름이 없지만 기록한 문자가 다를 뿐이다. 여권에는 영문으로 우리의 이름이 적혀있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 한글을 몰라서 한글을 배운다면 한글공부, 한글학교라는 표현이 적절하지만 한국어와 한글을 함께 배우는 경우라면 한국어공부, 한국어학교가 우리 국어에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이유는 위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말의 의미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말의 기본 의미와 사용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나아가 말이 이루어지는 상황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단어의 의미는 사전에 나타난 의미 이외에도 숱하게 많은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글을 한국어의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어를 한글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대에게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글을 구분하여 표현하여야 하지만 상대방이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여 표현하면 우리는 그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알아서 이해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단어의 사용 의미는 여러 이유로 다른 의미로 표현되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국립한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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