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24. 이충우 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9-01-18

오바이트(overeat)와 토()하다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1950년대 우리나라에 와 있던 미군들은 어려운 시절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국인들의 비참한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굶주린 사람들이 어쩌다 과식하면 위장은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먹은 음식을 토하게 된다. 그러니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토하는 모습을 본 미군들은 과식했다고 생각하여 영어로 ‘overeat’라 하였을 것이고 이를 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하는 것이 영어로 ‘overeat’라 이해하고 사람이 토하는 경우토하다고 하지 않고 오바이트하다로 말했던 것이다. 과식하면 토할 수 있으니 과식하는 것과 토하는 것은 필연적인 인과 관계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관련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도 과식오바이트(overeat)’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토하는 것오바이트(overeat)’로 말하고, 이 말은 국어사전에도 수록되었다. ‘토하다는 영어로 ‘vomit’이란 단어가 있다.

 

이와 같은 예로 우리는 죠스(Jaws)’란 영화를 시청한 후 ‘Jaws’아가리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영화 속의 아가리가 큰 거대한 상어로 이해하여 이후 상어를 죠스라 부르게 되었다. 영화에 나오는 먹잇감을 한 번 물면 강하게 버틸 수 있는 커다란 아가리를 가진 상어죠스라 말하게 된 것은, 영화 제목이 죠스(Jaws)’이고 그 영화 속의 공포의 대상인 상어를 영화 제목의 죠스로 혼동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상어죠스라 하고 나중에는 죠스바라는 명칭의 아이스케이크까지 출시되었다. ‘죠스바상어 모양의 얼음을 막대(bar)에 입힌 상품의 명칭이다. 영어로 상어는 ‘shark’이다. ‘jaw’이고 ‘jaws’아가리(‘다른 물체를 고정시키는 기구의 두 개의 강한 턱처럼 된 부위‘jaws’라 하는데 이는 아가리에서 파생된 의미이다.)’이다. ‘아가리는 동물에게 쓰는 말이며, 사람에게 쓰면 비속어이며 이 일반어가 된다.

 

우리말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생기는 단어들이 많이 있다. 이해 부족으로 생긴 말이라도 당당하게 우리말이기에 이를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오바이트죠스나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의미로 사용하면 사용되는 우리말인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정식으로 사전에 등재되기도 하고 일부는 서서히 사라져버린다.

 

언어학자는 단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여러 가지로 구분하는데 이러한 일은 언어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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