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26. 이충우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9-04-13

말의 의미는 단어나 문장의 의미로만 해석되는 게 아니다.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우리는 남들의 말을 이해할 때 단어의 뜻대로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 말과 관련된 전체적인 맥락에 따라 이해하게 된다. 맥락은 그 말의 앞뒤에 나타난 말뿐이 아니라 우리가 처해진 환경까지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인의 발언이 이루어진 전체적인 맥락을 모르고는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한 것이다.

 

오후 서너 시에 만난 상대방의 오늘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 먹을 시간도 없었다.”는 말을 듣고 시장하다. 요기 좀 했으면 좋겠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말귀가 밝은 사람이고, “점심을 먹지 않았다.”라는 의미로만 해석하는 사람은 말귀가 어두운 사람이다. 아직 세상일에 밝지 못한 어린 아이나 말귀가 어두운 사람들은 상대의 말을 단어 의미로만 해석하지만 상황까지 파악하는 사람은 언어의 맥락적인 의미까지 고려하여 말을 해석하는 것이다.

 

말이란 직접적으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반어법도 쓰고, 비유법도 쓰는 등, 경우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말에서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가지고 말이 어떠하다고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정치적인 사건들에서 우리는 말한 사람의 진정한 의도와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맥락을 무시하고 한 문장의 말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말이 잘못이라거나 그 사람은 어떠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같은 말을 한 사람을 각자가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비판하는 것은 탓할 바가 아니나 내가 그 사람의 발언 배경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를 고려하지 않으면 맥락이 고려되지 않은 단어나 문장의 의미에 국한된 이해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정치가의 발언에 대해 다양한 비판이 쏟아짐에도 그 비판이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대부분은 말의 의미를 너무 좁게 단어 의미나 문장 의미에 국한하여 이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국어교육에서 학생들에게 문장의 의미만이 아닌 맥락을 고려하여 의미를 이해하게 하는 화법 교육은 학생들에게 말의 맥락 의미를 알게 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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