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34. 이충우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9-07-27

의문문 형식의 청유 의미 표현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상황 1. 젊은 부부가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아내: 당신, 짜장면 먹고 싶어?

남편: 별로 생각 없는데.

아내: 짜장면 먹고 싶으냐고?

남편: 아니, 안 먹고 싶다니까.

 

상황 2. 회사에서 사장이 팀장이 올린 기획안 1안과 2안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장: 1안보다 2안이 더 좋지 않을까?

팀장: 저는 1안이 더 좋은데요.

사장: 내 생각은 2안이 1안 보다 좋은 것 같은데 팀장 생각은 1안이 더 좋아요?

팀장: , 그럼 2안으로 하겠습니다.

 

상황1의 경우 아내의 질문인 의문문은 남편이 짜장면을 먹고 싶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내가 짜장면을 먹고 싶으니 사달라는 나는 짜장면이 먹고 싶으니 짜장면 사줘.’라는 청유의 의미일 수 있다. 상황 2의 사장이 팀장에게 질문한 의문문은 내 생각은 2안이 좋으니 2안으로 결정하여 시행하자.’는 청유의 의미일 수 있고, ‘나는 2안으로 결정했으니 2안으로 시행하라.’는 명령의 의미일 수 있다. 그래서 팀장은 그럼 2안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문법에서는 문장의 종결이 어떠하냐에 따라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의 다섯 가지로 나누지만 학자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적게 나누거나 더 많게 나누기도 한다. ‘의문문화자가 청자에게 질문을 하여 그 해답을 요구하는 문장으로 문장 끝에 물음표 ‘?’를 붙인다.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나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어도 돼?’라고 말하면 학교문법으로는 의문문이고 질문한 것이다. 만일 질문이라면 엄마의 대답은 ‘(너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어도) .’‘(너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면) 안 돼.’가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의 말은 의문문의 형식이지만 의미는 엄마,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저에게 주세요.’라고 할 수 있으며 의미만으로는 청유가 된다. 엄마가 청유로 이해할 경우 그래, 하나 사 줄게.‘라 하거나 지금 00해야 하니까 이따 사 줄게.‘라 말할 수 있다.

 

말을 형식적으로 설명할 것인가와 의미적으로 해석할 건인가에 따라 아이의 말이 형식적인 의문이 되기도 하고 의미적인 청유가 되기도 하는데 학교의 문법이나 대부분의 문법학자들의 문법은 의미보다 형식을 우선하기에 의문형으로 끝난 말을 의문문으로 다룬다. 말의 형식은 우리가 문법을 기술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문법이 형식과 의미가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는 이유는 언어의 복합적인 여러 현상들에 기인하지만, 문장을 최대 단위로 다루는 문장 문법의 경우는 형식을 기준으로 기술하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 의문이면 의문 부호인 ‘?’를 붙이고 의문문이라 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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