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35. 이충우박사의 국어교실

관리자 승인 2019-08-25

감옥·형무소·교도소

                                                                                  이충우(국어교육학박사, 전 관동대학교 사범대학장)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하는 형() 중에는 특별한 시설에 가두는 형()이 있다. 이 형을 받는 사람이 갇히는 곳을 예전에는 감옥(監獄)이라 하였으며 후일 형무소(刑務所)로 이름이 바뀌었고 현재는 교도소(矯導所)로 바뀌었다. 형을 집행하는 곳의 이름이 시간이 흐르면서 명칭이 변한 것이다. 이렇게 같은 대상이라도 시대에 따라 그 명칭의 의미가 변하는 것을 역사적 원인에 의한 의미 변화로 언어학자들은 기술한다. 시대에 따라 명칭의 의미가 달라진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감옥(監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1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 한때 형무소라고 부르다가 현재 교도소로 고쳤다. 2대한 제국 때에, 형벌의 집행에 관한 일을 담당하는 관청이다. 여기서 감옥의 의미는 죄인을 가두어 감시하는 곳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죄를 지었으니 일정 동안 가둔다는 의미이다.

형무소(刑務所)는 예전 감옥의 바뀐 이름이며 현재 교도소의 이전 이름이다. 형을 집행하는 곳이 형무소라는 것이다. 감옥이 옥에 가두고 감시하는 곳이고 형무소는 형을 집행하는 곳으로 의미 차이가 별로 없다. 다만 감옥보다 완곡한 느낌이 드는 명칭으로 단순히 형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형을 집행하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교도소(矯導所)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행형(行刑) 사무를 맡아보는 기관. 징역형이나 금고형, 노역장 유치나 구류 처분을 받은 사람, 재판 중에 있는 사람 등을 수용하는 시설이다.”라고 기술돼 있다. 사전의 풀이대로라면 형무소를 명칭만 바꾼 것이다. 그러나 이 명칭에는 죄인을 가두어 벌을 주는 곳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를 사람을 교도(矯導: 바로잡아 인도함)’하는 곳이란 좋은 의미가 있다. 죄인이라는 말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말이 더 완곡한 말인 것처럼 형을 집행하는 곳이라기보다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말은 완곡한 표현이며 또한 이렇게 교도할 수 있는 곳이라는 긍정적 의미가 있는 명칭이다.

 

가두고 감시하는 곳(감옥)보다 형을 집행하는 곳인 형무소가 더 완곡하며 수감자(收監者)를 대우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형무소도 형을 집행하는 곳이니 수감자는 죄를 지어 형을 받는 사람이니 느낌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또한 국가가 죄인을 형을 집행하는 것으로 그치는 소극적인 업무만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하여 형무소를 교도소로 개칭하였는데 국가가 잘못을 저지를 사람을 법에 따라 교도소에 가두고 잘못을 바로잡아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교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곳의 긍정적 의미가 있는 명칭으로 바꾼 것이다.

 

언어사용자들은 언어의 의미가 부정적일 때 긍정적으로 명칭을 바꾸기도 하고 실제로 같은 명칭이라도 개선된 의미를 갖도록 노력한다. 감옥이나 형무소 등 부정적인 명칭을 피하려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심리적 원인에 의한 의미 변화로 다룰 수도 있어 감옥이 교도소로 변한 것을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의미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국어학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보아 역사적 원인에 의한 의미 변화/ 대상에 대한 정의(情意: 따뜻한 마음과 참된 의사)의 변화로 기술한다.

 

특정 목적을 가진 자의 목적을 위한 명칭 개선은 대상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말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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