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군 지휘관 인선과 육사출신 배제

관리자 승인 2018-09-25

 

군 지휘관 인선과 육사출신 배제 (글: 이상호 목사, 본지 발행인): 최근 국방부장관 후보로 공군출신인 정경두 합참의장이 내정된데 이어 합참의장 후보로도 학군 출신인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이 내정됨으로써 현 정부의 군 주요보직 인선에서 육사출신들이 배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개교한 육사는 그동안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625민족동란 등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나라의 간성(干城)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516군사정변과 1212사태로 대표되는 정치참여로 인하여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오점을 남기기도 하였다.

결국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육사 출신의 이너 서클이었던 하나회가 제거됨으로써 정치군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처럼 군의 정치참여가 25년 전에 이미 종언을 고했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육군 배제 및 육사 배제가 이어지는데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뜨겁다.

 

현 정부는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기무사령관 등 군의 주요보직 인선에서 비육사출신을 임명 또는 내정했지만, 아직도 육사출신은 군내 장성 수의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 호국이 아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군이 다시 나설 때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정권에서도 계엄령을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이런 특정조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군 주요보직 인선에서 육사출신을 무조건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보직이든 간에 능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런데 군의 지휘능력이라는 것이 절도 있는 생활과 철두철미하고 원리원칙을 따르는 데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부하들에게 따뜻하고 사랑과 애정이 넘치며 고충을 잘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직책과 계급이 올라갈수록 거대한 조직을 움직이는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군사지식뿐만 아니라 경영과 재무에 대한 식견도 갖추어야 한다. 특히 한 나라의 장관급 장교가 되려면 군 전력뿐만이 아니라 온 나라의 전략적 자산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운용을 건의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소양도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통해서 예산을 확보할 줄 아는 정치력도 발휘해야 한다.
 

                                                                                                                   

이처럼 군인도 직책과 계급이 올라갈수록 무인의 능력보다는 문인의 시각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국방부장관이나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군대를 갖다오지 않은 사람이나 여성이라 할지라도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관학교 출신들은 직책과 계급이 올라갈수록 군 전문지식을 넘어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 교양을 쌓는데 진력해야 한다. 그래야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다.

 

지금의 육사 배제 움직임은 그동안의 육사 출신들의 행태에 대한 반작용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아울러 이 시대가 새로운 마인드를 갖춘 장성들을 요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대의 군은 전투병과조차 여성에 대한 문호를 대폭 개방하였다. 양성평등의 사회적 요구를 수용한 측면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군이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진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군내의 주요보직에서 비육사출신이 약진하고 있는 것도 과거에 횡행했던 군인의 정치참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측면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군 요직이 다양한 지식과 소통에 따른 판단력과 지휘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엘리트 의식을 벗어버리고 다른 출신 장교들과도 소통하고 부하들을 사랑하며 현대전 감각을 키우는 육사인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사진 출처: 국방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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